다이제스트

AI가 내 일을 대신해도, 남는 시간은 내가 설계해야 한다

오늘 아침, 철학자 이진우 교수의 질문 하나를 읽었습니다.

"AI와 로봇이 노동을 완전히 대신한다면, 우리는 정말 행복해질까?"

실리콘밸리 테크 리더들의 답은 늘 같습니다. "하고 싶은 거 하면 된다." 그런데 그게 정말 간단한 문제일까요.

저는 지금 SNS 콘텐츠를 4시간마다 자동으로 큐레이션하고 올려주는 루틴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노션에 글감이 쌓이면 알아서 다섯 개 채널에 올라갑니다. 이론적으로는 제 "노동"이 사라진 셈이죠.

그런데 실제로 지난 2주를 돌아보면, 저는 그만큼 다른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Facebook 로그인이 자꾸 풀려서 새벽마다 확인하고, 중복 게시 사고를 두 번이나 수습하고, 상태값이 잘못 바뀐 걸 다섯 번 발견해서 되돌렸습니다. "노동이 사라진" 게 아니라 "노동의 종류가 바뀐" 겁니다. 만드는 일에서 지키는 일로, 생산에서 복구로.

이진우 교수의 질문이 뼈아팠던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하고 싶은 거 하면 된다"는 말은, 그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설계할 능력이 이미 있는 사람에게만 통하는 말이니까요. 노동에서 풀려난 시간을 뭘로 채울지는, AI가 대신 정해주지 않습니다.

자동화가 늘어날수록 제가 점점 더 자주 하게 되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이 시간에 나는 뭘 하기로 선택했나." 이 질문에 매번 괜찮은 답을 할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사이의 격차가, 다음 몇 년의 진짜 격차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자동화된 시간에 뭘 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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