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제스트
규칙을 더할수록 똑똑해질 줄 알았다. 반대였다
넉 달째 운영 중인 SNS 자동화 루틴이 있다. 처음 문서는 한 페이지였다. "게시 대기 상태면 올려라." 그게 전부였다.
그런데 사고가 날 때마다 규칙을 하나씩 추가했다. 같은 글이 두 번 올라간 적이 있어서 중복 방지 지문 대조 규칙을 추가했다. 상태값이 꼬인 적이 있어서 복구 절차를 추가했다. 토큰이 만료된 줄 모르고 게시를 시도한 적이 있어서 사전 검증 절차를 추가했다. 지금 그 문서는 처음보다 몇 배는 길어졌다.
이번 주 Every.to에서 읽은 글이 뜨끔했다. 작가는 AI에게 글쓰기를 맡기면서 "실패한 시도도 전부 기록해라", "두 번 지적한 건 체크리스트에 넣어라" 같은 규칙을 계속 추가했다. 결과는 반대로 갔다. 스타일 가이드가 759단어에서 3,855단어로 불어났고, 초안은 127개, 100만 단어를 쓰고도 글 하나를 완성 못 했다.
원인을 찾아보니, 그는 "한 번의 교정"과 "항상 지켜야 할 법"을 구분하지 않고 있었다. 지적 한 번이 전부 영구 규칙이 되어, 다음 초안은 그 모든 규칙을 동시에 만족해야 했다.
내 루틴 문서를 다시 열어봤다. 규칙 중 몇 개는 "그 사고를 막기 위한 기록"이지 "모든 상황에 적용될 법"이 아니었다. AI 에이전트를 운영한다는 건 규칙을 계속 추가하는 일이 아니라, 뭘 빼도 되는지 판단하는 일이라는 걸 다시 배웠다.
다음 정비 때는 추가가 아니라 삭제부터 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