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제스트
실행은 자동화해도, 책임은 자동화되지 않는다
오늘 아침에도 SNS 배포 루틴이 같은 자리에서 멈췄다. LinkedIn, Threads, Instagram은 알아서 올라갔는데 Facebook만 또 막혔다. 이유는 늘 같다. 로그인은 통과되는데, "다른 기기를 확인하세요"라는 승인 화면 앞에서 멈춘다. 6번째다.
처음엔 버그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보니 이건 설계다. 로그인(action)은 비밀번호만 있으면 기계가 대신할 수 있다. 하지만 승인(accountability)은 계정의 주인이 지금 이 순간 "그래, 나다"라고 확인해줘야 끝난다. 실행은 위임할 수 있어도, 책임은 위임이 안 된다.
오늘 본 뉴스레터에 이런 문장이 있었다. "우리는 책임을 넘기는 속도보다 행동을 늘리는 속도가 더 빠르다." HSBC가 자산관리 인력의 최대 70%를 줄이겠다고 발표한 것도, CarMax가 모든 전화 응대를 AI 보이스로 돌리면서도 '마지막 구매 결정'만큼은 사람 몫으로 남겨둔 것도 같은 경계선 위에 있다. AI가 할 수 있는 일은 계속 늘어나는데, "이게 맞다"고 서명할 사람은 여전히 한 명 필요하다.
자동화 루틴을 세 개 돌리면서 배운 것도 같은 결이다. 실행은 자동화할수록 좋다. 그런데 막혔을 때 "누가 이 상태를 책임지고 다음을 결정하는가"는 자동화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였다. 지금 내 루틴은 막히면 조용히 기록하고 기다리도록 짜여 있다 — 그게 맞는 선인지, 더 빨리 사람을 불러야 하는 선인지, 계속 다시 긋고 있다.
당신의 자동화는 막혔을 때 누구를 부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