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 넘어가는 건 실행이고, 사람에게 남는 건 상태를 정의하는 일이다
지난주에 "AI가 잘하는 일 말고, 사람에게 남는 일이 뭔지가 계속 좁혀지고 있다"고 썼다. 이번 주에 읽은 것들이 그 질문을 한 칸 더 밀어줬다.
하나는 TypeSafe AI의 JEV라는 모델이다(AI MASTERS 커뮤니티에서 봤다). 글을 쓰지 않고 판단만 한다. "이 메일 긴급 90%, 사람 확인 필요 20%" 같은 숫자만 내놓는다. LLM보다 최대 193배 빠르고 444배 싸다고 한다. 흥미로운 건 속도나 가격이 아니라 구조다. 확신이 높은 건 AI가 바로 처리하고 애매한 것만 사람에게 넘긴다. 사람과 AI의 경계를 '업무 종류'가 아니라 '확신도'로 긋는다.
다른 하나는 지피터스 뉴스레터에서 본 수선 관리 웹앱 사례다. 맞춤제품 제작소에서 "수선이 왜 아직 안 끝났나요?" 전화를 받고 확인해보면 제품은 이미 고쳐져 있었다고 한다. 일이 안 끝난 게 아니라, 끝났다는 말이 전달되지 않은 거였다. 만든 사람이 가장 크게 배운 것도 기능이 아니라 상태였다. "파일이 있다", "AI가 다 됐다고 말했다", "실제 화면에서 돌아갔다"가 서로 다른 상태라는 것.
두 개를 붙여놓고 보니 지난주 질문의 답이 조금 선명해졌다. AI에게 넘어가는 건 실행이고, 사람에게 남는 건 상태를 정의하는 일이다. 무엇을 '완료'라고 부를지, 어디까지가 '확실'인지, 애매하면 누가 보는지. 이걸 정하지 않으면 자동화는 빨라지기만 하고 끝나지는 않는다.
같은 주에 이런 것도 봤다. JEV로 트레이딩 봇을 만든 사람이 지금까지 31,680달러를 잃었다고 한다. 판단이 빨라지는 것과 판단이 좋아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나도 배포 루틴을 자동화하면서 "AI가 됐다고 말한 것"을 완료로 세었다가 두어 번 헛돌린 적이 있다.
그래서 요즘은 워크플로를 짤 때 기능보다 상태 정의에 시간을 더 쓴다. 여러분은 '완료'를 무엇으로 정의하고 계신가요?
전체 기록 → Home